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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히토(明仁) 일왕 부부가 26일(현지 시간)부터 5일 일정으로 필리핀을 방문하는 가운데 필리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에 사과 및 배상 책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계획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위안부 생존 단체 '릴라필리피나(Lila Pilipina)'는 아키히토 일왕 부부가 필리핀을 방문하는 기간 동안 일본 정부에 필리핀 위안부 문제를 보상하고 사죄를 요구하는 거리 시위를 개최한다. 

일본군에 위안부로 끌려간 힐아리아 부스타맨테(90)는 "정의가 구현되는 걸 보지 못하고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 하지만 숨을 거둘 때까지 우린 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키히토 일왕에게 빚을 갚으라고 말하고 싶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에는 그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제 2차 대전 당시 아시아 전역의 일본군 위안부 여성은 최소 2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대부분이 한국인이며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도 일본군에 강압적으로 동원된 위안부가 많다. 

현재 생존하는 필리핀 위안부는 총 70여 명에 불과하지만 필리핀 외무부 측은 아키히토 일왕 방문 중 위안부 관련 논의는 계획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필리핀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일정에 민감한 사안은 건들지도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릴라필리피나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일본 측에 정부 차원의 공개적인 사과 및 배상 요구를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필리핀의 가장 큰 해외 투자국이자 중국과 갈등 중인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도 군사적 도움을 주는 등 경제, 군사적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는 까닭이다.


윤지원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