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영국 회사(BLIPPAR)의 미국 san francisco 지점에서 일을 하게 되어 1월부터 일을 시작하였는데

시작하자마자 외국 출장입니다. 출장 마지막 장소인 대만에서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는데 병원에서

뇌종양 판정 받고, 어제 수술 받았습니다. ㅠㅠㅠㅠ 지난 목요일 판정을 받고 거의 공황 상태로 지내고 

있던 중 일요일 아무 생각없이 이 곳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습니다. 5만페소 빌려달라고 병원비가 넘 

많이 나와서 아무리 모아도 그 정도가 부족해서 아무거라도 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올렸습니다.

결과는 끝내 사기꾼이야기 까지 나와서 글 내리고 사과글 올리고 ㅠㅠㅠ

여친만 걱정하느라 아무 생각 못하고 있다가 어제 수술 받으러 들어가고 14시간을 기다리며 찬찬히 생각

하다가 그 회사가 넘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회사는 생긴 지 몇 년 안되었지만 IT업체에서는 

꽤나 지명도가 있는 회사인데 출장중인 직원이 쓰러져 있는데 병원에만 입원시키고 이틀 후 팀은

미국으로 돌아가며 얼굴도 안비치고 돌아가서는 아무 소식이 없는 게 너무 화가 나서 홈페이지에서 메일

을 보냈습니다. 여친 정보와 정확한 출장 스케줄을 적었으니 믿었을 수 밖에 없겠죠. 어제 밤에 보냈는데

간호하고 있는 오빠(중국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휴가내고 와서 동생 케어)에게 바로 연락이 왔다네요.

너무 미안하다고 자기네는 몰랐었다고 하면서 내일 대만으로 직접 찾아와서 할 수 있는 지원을 다 하겠

다고 했답니다. 월급 계산을 어케 한건지 너무 차이가 나게 들어왔고 해서 모든 컴플레인을 메일로 보냈

습니다. 이제 병원비 걱정은 안해도 되는데 수술 후가 그리 좋은 거 같지 않아 아직 맘은 넘 무겁죠.

 이 곳에 아는 분도 안 계시고 걍 콘도안에서 쳐 박혀 일주일을 지내고 있으니 ㅜㅜ

솔직히 제일 답답했던 점이 저는 조만간 영국으로 취업을 가게 되어 있어서 현재 제 여권을 영국 대사관

에서 정리해주어야 합니다. (다운 그레이드 후 관광비자 연장) 물론 영국 회사에서 비용은 지불한 상태

이구요. 현재 제가 외국을 나갈 수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일을 당하고 나니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제가 5만페소도 분명히 갚겠다고 올린 이유도 현재 저는 제 통장에서 돈을 인출할 수 없읍니다.

매주 잔고 증명을 대사관으로 보내는데 출금을 하지 말고 그 금액을 유지해달라 해서 ㅠㅠㅠ

여러가지 최악의 상황에서 온 상황이라 정말 어찌해야 할 지 몰랐었습니다.

더군다나 여기서 급기야 사기꾼 이야기까지 듣고 그래도 좀 안다는 동생은 제가 여친에게 속은 거 아니

냐고 의심하기도 하고...사실 저라도 속내를 모르는 상태에서 돈 빌려달라는 글이 올라온다면 좋지 

않게 봤을거란 생각에 빨리 내렸지만, 정말 민망하더군요.

2년 반동안 여친이 내게 이것을 기대하고 오빠하고 사기를 쳤다????

정말 말도 안되는  기막힌 소리에 화내고 통화는 끊었지만, 하도 주위에서 이런 저런 소리를 들으니

저도 마음 한 구석에 혹시나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여친이 아니고 오빠를 살짝 의심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로서 모든 의혹이 사라진게 넘 기쁩니다. 

그리고 이제 여친의 운명은 하늘에 맡겨야 할 것 같습니다. 

불구가 되어도 어떡해서라도 돌보고 싶기에, 영국 사장에게 의향도 물어봤고, 기꺼이 승인을 받은 상태라

생명에 지장만 없고 의식만 돌아와 함께 영국에 머물수 있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 필리핀에서 그래도 중심 잡고 나쁜 쪽으로 빠지지 않게 해 준 여친인데 ㅠㅠㅠ

자기가 월급 나보다 많이 받는다고 이젠 자기가  날 케어해줄 차례라고 뻐기던 친군데...

어떡해 들어가서 한 달 반만에 이런 일이 생긴건지..가끔 두통을 호소하기에 지난 11월에 이 곳 에서

CT SCAN과 MRI 검사까지 마쳤기에 생각지도 않았었는데...ㅜㅜ

정말 악몽을 꾸고 있는 듯 합니다.

이 곳 필리핀에서 정말 상상치도 못 한 일을 몇 번 겪어서 다 견뎌내리라 생각했는데

이번 일은 정말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사기 같은 글에도 위로의 리플과 쪽지 주셨던 회원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제 9년 가까운 이 곳 생활을 정리하고 떠나려 하지만,  힘 든 필리핀 생활에서 건강들 지키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