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나온 혼혈 아이 즉 코피노가 3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필리핀에 있는 코피노 모자가 생부를 찾아 한국에 오고 싶어도 비자조차 얻지 못한 채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우종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필리핀인 제랄딘 씨는 지난 2008년 필리핀으로 파견을 온 한국인 남성과 동거하며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2년 뒤 남성은 한국으로 떠난 뒤 연락을 끊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 아버지가 있는 곳을 알아냈지만 제랄딘 씨 모자는 한국에 올 수 없었습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이 비자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제랄딘 / 코피노 엄마 - "(소송을 하면서) 한국 법원이 우리에게 출석하라고 요청했고 이를 대사관에 전달하고 나서야 비자가 나왔습니다. " 한국인과 사실상 결혼관계를 가진 외국인과 자녀가 받을 수 있는 비자가 있지만, 코피노 모자는 일반적으로 남성 측이 거부해 자격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피노 대부분이 극빈층이라 일정 재산을 증명해야 나오는 관광비자조차도 받을 길이 없습니다. 반면 일본은 일본인과 필리핀인 사이에서 난 이른바 자피노에게 정부가 비자 발급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국적도 주고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어 대조적입니다. ▶ 인터뷰 : 이길우 / 변호사 - "반쪽은 한국사람의 자녀가 되는데 그런 자녀를 한국의 국적 취득에 편의를 봐주지 않는다면 국가에서 책임을 방기하는 게 아닌가."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이의 부모가 속한 국가 모두가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손을 놓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법무부 관계자 - "코피노는 모르겠어요. 아직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현재 3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코피노 문제를 우리 정부가 더이상 회피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