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칼티마 마켓을 지나가며 우연히 꽃모종 파는 거게에 들렀다 장미 무궁화 나팔꽃 패랭이 ,손에 잡히는 데로 몇몇가지를 갖고와 집에 심었다 몇일간 비가 온 탓에 생각보다 쉽게 자리를 잡고 잘 살았다. 파릇 파릇 자라는 모습이 여간 귀여운 것이 아니다 이름 없는 풀들도 관심을 갖고 자세히 보면 참 아름답다 꽃들은 피고 질 때를 스스로 알아 제각기 폼을 내며 피어 나는데 가꾸는 맛이 솔솔하다 언제 부터서인가 나는 습관 처럼 뜨락을 거닐면서 꽃감상을 즐기게 되었다 큰 꽃은 큰 꽃 대로 작은 꽃은 작은 대로 귀엽고 아름 답다 구석진 내 집 뜨락에도 이렇게 이쁜 꽃들이 피어 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오늘 처럼 비오는 날 창문을 활짝 열고 눈앞의 풍경 들을 훑다 보면 나는 잠시 나마 황홀감에 젖게 된다 쉼없이 생성하고 사그라지는 것들을 보며 자연의 이치가 새삼 더 신비롭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돌아 오지 않는단다 먼 훗날 내 삶이 비록 아쉬움같이 살았 더라도 "그 때는 꽃을 가꾸면서 웃음 속에 살았다" 고 이야기 할 수 있게 이 순간을 알뜰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