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1)의 필리핀 수출이 미국의 블랙호크에 밀려 좌절됐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5일 "지난해 12월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으로부터 필리핀이 미국산 헬기를 구매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수리온과 미국 시코스키사의 블랙호크(UH-60)를 놓고 저울질 끝에 블랙호크를 구매하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수리온은 기술력 등에서 블랙호크에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당 250억원 상당인 수리온의 가격이 블랙호크(대당 5000만달러·약 560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계약 조건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필리핀은 지난해 6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한국을 다녀간 뒤 수리온을 새로운 구매 대상으로 삼았다. 당시 국방부는 청사를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리 대기해 둔 수리온에 직접 탑승한 뒤 시동을 걸어보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