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트위터공유스크랩프린트크게 작게 통신·보안망 업체서 계약·유지 대가로 수뢰 통신사 간부와 짜고 유지보수비 32억원 착복도 국외 골프 등 흥청망청하다 지난해 10월 필리핀 도주 한국가스안전공사 통신 담당 간부가 통신·보안 유지보수 업체에서 계약을 유지해 주는 대가로 수년 동안 뇌물 18억원을 받은 혐의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 수배를 받고 있다. 적색 수배는 중범죄자의 체포·송환을 위해 내리는 조처다.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통신 계약 담당 ㄱ(50) 부장을 뇌물 수수,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인터폴 적색 수배했다고 26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해 10월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잠적했으며, 한국가스안전공사는 ㄱ씨를 해임했다. ㄱ씨는 한국가스안전공사 통신 담당 계약 업무를 하면서 200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대형 통신업체 공공 영업 담당 부장 ㄴ(50)씨한테서 인터넷 전용선 계약과 유지 대가로 다달이 500만원씩 11억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ㄴ씨는 고객(한국가스안전공사) 인터넷 유지보수 서비스 비용 명목으로 회사에 돈을 청구한 뒤, 그 돈을 고스란히 ㄱ씨에게 건네 온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또 다른 전산시스템 유지·보수 업체 대표 ㄷ(47)씨한테 5억원, ㄹ(55)씨한테 2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ㄱ씨는 이들 업체와 계약을 하거나 계약을 유지·연장하는 대가로 돈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ㄱ, ㄴ씨는 서로 짜고 2010년 2월 ㄱ씨 부인 이름으로 가짜 통신망 유지보수 업체를 세운 뒤, 지난해 11월까지 다달이 3천만원씩 통신·보안망 유지·보수비 이름으로 한국가스안전공사 예산 32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통신업체 간 계약 문서를 위조해 계약을 연장한 혐의도 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보 통신 업무가 전문적인 데다 감사 등을 통한 지도·관리가 허술한 틈을 타 공사의 인터넷 등 통신·보안망 유지·보수 비용을 부풀린 뒤 가짜 회사를 경유해 돈을 챙겼다. 뭉칫돈이 아니라 다달이 500만~3000만원 정도의 비용 처리여서 공사·회사가 감사 등에서 간과한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02년 입사 무렵부터 알고 지낸 이들은 계 모임을 만든 뒤 빼돌린 돈으로 내연녀와 중국·타이로 골프 여행을 다니는 등 공사·회사의 돈을 빼돌려 쌈짓돈처럼 써온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ㄴ씨를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했지만 ㄴ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