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내수시장 활성 버팀목' 해외송금액 감소 우려 필리핀은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해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상황이 나빠지자 해외송금액도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 필리핀과 같은 개발도상국은 자국 내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고국을 떠나 해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고, 이들이 고국으로 보내는 미국 달러화 등 해외송금액은 내수시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나빠진 미국과 유럽 등 기업들이 필리핀 등 이민 노동자를 이전만큼 고용하지 않는다면 이들도 고국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낼 수 없고, 가족들도 허리띠를 졸라매 필리핀 내수가 위축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송금액으로 내수시장에서 소비한 돈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70%에 달한다. 이러한 가운데 벤자민 디오크노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는 “당초 올해 해외송금액 증가율을 3%로 전망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를 2%로 하향 조정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 노동자들은 가족들을 위해 돈을 계속 보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6일(현지시간) 필리핀 경제매체 비즈니스월드는 보도했다. 지난해 필리핀 노동자가 고국으로 보낸 해외송금액은 약 301억 달러(한화 약 36조7521억원)로 전년 289억 달러(약 35조2869억원)에서 4.1% 정도 늘었다. 또한 미국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보낸 송금액이 전체의 36.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다음을 이었다. 문제는 코로나19 때문에 미국조차도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자영업자 부실 사태가 예상되고, 중동도 코로나19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일감이 없는 관계로 필리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특히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합의가 불발돼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중동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도 필리핀 이민 노동자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무엇보다 일각에서는 중동 산유국이 달러화 부채를 갚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필리핀 현지은행 유니온뱅크의 루벤 카를로 오순시온 선임이코노미스트는 “필리핀 이민 노동자가 많은 중동은 국제유가 급락에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진행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올해 해외송금액은 지난해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