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코로나19 정책이 잘됐다는 평가와 함께 일반적 추세에서 멀리 떨어진 독특한 심리상태를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시민들이 코로나19 경험을 통해 자기 우월의 심리 경험을 갖게 되면서 자기 도취의 나르시시즘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30일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중민재단) 한상진 이사장이 한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K방역'이 국내외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지나치게 한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다. 중민재단은 코로나19사태를 맞아 우리나라의 서울ㆍ대구, 미국의 뉴욕ㆍLA, 일본의 도쿄ㆍ오사카 등 세계 주요 50개 도시 1만5,000여명의 상대로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전반적으로 정부 대응이 좋을 수록 정부를 더 신뢰하는 선순환이 확인됐다. 하지만 한국의 응답은 두 가지 점에서 특이했다. 하나는 한국의 경우 자국을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는 성향이 뚜렷했다. 한 교수는 "다른 도시들의 경우 자국과 타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특정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 일반적인 패턴을 보였으나, 한국은 자국을 극히 높게 평가하면서 타국을 낮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 교수는 이러한 특징이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다른 하나는 한국민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언론보도 가운데 유독 자국 언론보다 해외 언론보도를 훨씬 더 믿었다. 이건 다른 나라에서 나타나지 않은 현상이다. 한 교수는 “남북문제와 부동산 정책 등 정부 업적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진보라 여기는 시민들은 일종의 심리적 부담을 안고 있었다”며 “외부에서부터 시작된 K방역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진보 시민의 의식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K방역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여유를 갖고 자기 성찰을 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태웅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469&aid=000051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