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링헤는 노란 강황 육수에 갖가지 채소와 육류를 곁들여 지은 '쌀 요리'다. 겉모습만 보면 스페인의 대표 요리인 '파에야'와 비슷하다. 그러나 브링헤는 놀랍게도 스페인 식민 시대 이전부터 있던 음식이다. 정복자들이 도착하기 전 전혀 교류가 없던 두 나라에서 비슷한 음식을 개발한 것이 흥미롭다. 마늘, 양파, 피망, 당근 등 갖가지 채소가 내는 향미와 닭고기, 코코넛 우유의 풍미와 감칠맛이 일품이다. 코코넛 우유가 들어가 자칫 느끼할 것 같지만 강황이 끝맛을 알싸하게 잡아줘 물리지 않고 계속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브링헤를 만드는 데에 시간과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주로 축제에서 먹는다. 큰 솥으로 한번에 만들어 파는 축제 음식으로 오랫동안 필리핀인의 사랑을 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