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굴 가림막 착용하고 버스 타는 필리핀 시민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필리핀은 코로나19 사태로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금업계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필리핀 경제매체 비즈니스월드에 따르면 필리핀 케손시티의 귀금속업체인 ‘보레알리스 크리스탈스’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몰려들며 추가 일손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는 등 실업에 따른 고통이 커지자 가지고 있던 금이라도 팔아 생계 자금을 마련하려는 주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와 미국과 중국 간 갈등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으로 자금이 몰리며 금값도 치솟았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2월 25일 금값은 1075.50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6일에는 2068.90달러로 급등했다. 몇 년 전 장롱 속에 넣어둔 금반지를 지금 팔면 약 2배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필리핀 은행 리잘상업은행의 미카엘 리카포트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수천 년 간 금은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며 “또한 인도와 같은 일부 국가에서 금은 결혼과 선물용으로도 많이 사용돼 문화적 요인도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필리핀에서는 최근 금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에 대비해 각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시장에 많은 유동성을 풀었고, 정부들도 대규모 재정정책을 펼치면서 엄청난 유동성이 공급됐다. 이 때문에 화폐가치는 크게 하락했는데 대부분 투자와 무역 거래에 쓰이는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지난 5월 15일 100.40에서 이달 18일 92.93까지 하락했다.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서 종이화폐에 불과한 현금의 가치는 더 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필리핀에서도 인플레이션을 헷지하고 자산 가치를 보호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인터넷에서는 금과 귀금속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이 곤란해지자 집 안에서 귀금속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진 헨리 륄리에 필리핀 전당포회의소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인터넷에서 금과 귀금속에 투자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특히 봉쇄 기간 동안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귀금속에 투자할 시 가품 여부는 물론 미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귀금속의 경우 대량생산된 제품이라면 미래 가치가 현재와 큰 차이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세프 사게뮐러 귀금속 전문가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귀금속은 시간이 지나서도 가치를 유지하겠지만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다”며 “대량생산된 제품은 고가 제품에 비해 가치 보존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https://www.asiatime.co.kr/news/newsview.php?ncode=1065577223453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