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인데 저희가 월급을 다른집보다 좀 많이 주는 편입니다. 월에 12K 주는데 보통 저희 빌리지내에 일종의 담합같은게 있어서 이웃 로컬집들 보면 4.5K 정도 받더라구요. 그래서 어디가서 얘기하지 말라고 하고 본인도 알아요 얘기 안한대요. 그걸 떠나서 기본적으로 집에 애가 없고 (고양이 둘있음) 부부가 바깥일을 해서 집안일이랄게 별로 없어요. 밥도 밖에서 많이 먹고... 6년이나 함께 있었고 신뢰가 쌓여서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봐줄사람 없다고 딸내미도 데리고 와서 지내는데 스테이 아웃이지만 본인 방도 있고 가끔 자고 가기도 합니다. 남친이 있어서 보딩하우스 얻어서 지내는데 열악하다보니 식사나 샤워, 빨래등도 모두 와서 해결하구요. 이런얘기 굳이 필요없지만 늘 동생처럼 존중하고 음식도 항상 나눠먹고 직원들 회식할때도 부르고 밖에서 머 먹을일 있으면 음식도 싸주고 딸내미도 챙겨주곤 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올해 4월에 봉쇄 시작되면서 한국에 들어와야 겠는데 문제는 고양이 두마리가 있어서 제안을 했습니다. 1.일단 그만두고 나중에 다시 부르던지 한다.(이때는 고양이는 다른집에 부탁해서 맡길려고 생각했죠 한두달이면 금방 돌아올줄 알았구요) 2.그냥 여기서 고양이 밥주면서 딸내미랑 지낸다. 대신 일이 없으니 월급은 반만 준다. (반이라고해도 다른집 헬퍼보다 적지않죠) 예상대로(?) 2번을 선택했고 당시에는 빌리지에서 외부인 출입을 막았던때라 스테이아웃 헬퍼들이 모두 직장을 잃었을 때입니다. (지금도 일주일에 2회로 제한돼있어요) 일단 고양이 밥주는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아무튼 고맙기도 하고 이럴때가 아니면 언제 월세 2.5만 페소짜리 집에서 보스없이 딸내미랑 오붓하게 살아보겠냐 하는 마음도 있었죠. 물론 전기세, 물세, 식수, 가스비, 인터넷비 모두 제공해주죠. 밥만 알아서 해먹으면 되는데 가끔이지만 한인마트에서 고기도 배달시켜주고 냉장고에 있는건 다 꺼내 먹으라고 했습니다. 심지어 가까운데 다니라고 제 스쿠터 키도 주고 가솔린도 넣어줘요. 그렇게 벌써 9개월여를 보내고 있는데 오늘 갑자기 본인 13번째 월급은 어떻게 되는거냐구 묻더라구요. 뜨끔했죠 물론 매년 챙겨줬었는데 솔직히 올해는 생각안하고 있었습니다. 배려도 많이 해주고 고양이 밥주는거 말고는 하는일도 없는데 설마...? 좀 당황했는데 그래도 우리 고양이들 돌봐주니까 현재 받고있는 한달치(6천) 줄테니 크리스 마스 Enjoy하라고 했죠. 그랬더니 장문으로 (메신져로 대화합니다) 분노의 파이어가! 왜 12K가 아니고 반이냐 내 본 월급대로 12K가 맞는거 아니냐 나는 너때문에 집에도 못가잖아! 느낌표 3개!!! 아니 이게 무슨 어이없는 경우가?! 서로의 입장이 많이 달랐나봅니다. 저는 그동안 쉬운일 하면서 이것저것 모두 제공해주니 그래도 속내는 고마워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친구는 그동안은 그럭저럭 잘 지냈는데 연말에 고향에 못가니 갑자기 본인의 희생(?)에 불만이 쌓였는지 권리행사를 하네요. 어차피 머리속이 한국사람이랑은 다른걸 아니까 사람에 대한 실망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저희 고양이 두마리가 순간 인질이 되어버린거같아서 함부로 대하거나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어요. 6년간 데리고 있으면서 언젠가 필리핀 뜰때는 집에 있는 가전가구는 물론이고 받아보면 깜짝놀랄 일종의 퇴직금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상처 많이 받았으니 악플은 자제해주세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