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와 관계해도 강간 아닌 나라···필리핀 ‘90년 성족쇄’ 푼다 아동 인권 운동가들의 지탄의 대상이 돼 왔던 필리핀의 '성적 동의 연령'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성적 동의 연령은 성관계에 합의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갖췄다고 보는 최소 연령인데, 그간 필리핀에선 이를 12세로 규정해왔다. 최근 이를 16세로 끌어 올리는 법안이 상정돼 통과를 앞두고 있다. 5일 일본 지지통신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은 성적 동의 연령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다. 1930년 이래 한차례도 바뀌지 않았다. 필리핀에서 합의하에 합법적으로 성행위를 할 수 있는 성적 동의연령이 12세에서 16세로 상향 조정되는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마닐라에 사는 로즈 알바레즈(16, 가명)는 14세에 첫 임신을 했다. [AFP=연합뉴스] 필리핀에서 합의하에 합법적으로 성행위를 할 수 있는 성적 동의연령이 12세에서 16세로 상향 조정되는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마닐라에 사는 로즈 알바레즈(16, 가명)는 14세에 첫 임신을 했다. [AFP=연합뉴스] 아동 권리 옹호 활동가들은 수십 년에 걸쳐 이 연령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성에게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좀처럼 실현되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임신을 해도 낙태와 이혼이 불법이라 온전히 여성이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AFP통신은 "이제야 필리핀 국회가 이 연령을 16세까지 끌어올리는 법안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개월 안에 상원에서 인준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서명으로 법제화될 것"라고 보도했다. 필리핀 국회가 성적동의연령을 12세에서 16세까지 끌어올리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수 개월 안에 상원에서 인준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의 서명으로 법제화될 전망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필리핀 국회가 성적동의연령을 12세에서 16세까지 끌어올리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수 개월 안에 상원에서 인준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의 서명으로 법제화될 전망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필리핀의 낮은 성적 동의 연령은 아동 성 학대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도 마닐라에 사는 로즈 알바레스(16·가명)는 13세에 처음 성관계를 가졌다. 상대는 29세 남성이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런 행위는 법적으로 강간으로 간주하지만 필리핀에서는 성적 동의연령 기준에 걸리지 않는 탓에 강간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그는 AFP통신에 "그때 나는 아직 어렸고 성에 대해 몰랐다"며 "잠에서 깼을 때 속옷에 피가 묻어 있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필리핀 13~17세 청소년 5명 중 1명은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10대 임신율을 기록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의원은 "필리핀에선 거의 매시간 여성이나 아동의 강간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성 학대 피해자 10명 중 7명은 어린이이고 대다수가 여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적으로 성적 동의연령이 낮아 성인 가해자가 '합의된 성관계'라고 주장할 경우 가해자를 처벌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게 인권 단체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