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표적 납치의 진실 (3)

필리핀 표적 납치의 진실 심현정 기자 hereiam@chosun.com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필리핀 세부를 여행하던 노모씨는 정체 모를 괴한에게 납치됐다. 괴한들은 노씨를 쇠사슬로 묶어 놓고 "우리는 북에서 온 공작원이다. 공작금을 대든지 죽든지 선택하라"고 협박했다. 60여 시간을 감금당한 노씨는 한국에 연락해 이들에게 돈을 송금하도록 했고 이후 풀려났다.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는 1일 밤 11시 '필리핀 관광객 표적 납치'를 방송한다.      제작진은 노씨와 같이 납치 후 돈을 갈취당한 사람들이 여럿임을 알아냈다. 이 지역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2008년부터 이미 납치와 관련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수법은 비슷했다.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동행을 찾는다'는 쪽지를 돌리고 이를 보고 찾아온 사람의 눈을 가리고 돈을 요구하는 것. 납치범들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협박으로 뜯어낸 지폐 한 장 한 장을 닦아 지문을 없앨 정도로 치밀했다. 하지만 지난 8일 납치 조직원 중 한 명이 체포되면서 조직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제작진은 필리핀 경찰과 함께 추적한 끝에 이들이 일당 4명의 조직으로 평상시엔 사업가 행세를 하며 교민들 사이에 섞여 지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납치범들이 여행객의 환심을 사기 위해 건넨 기념품 포장 비밀에 남긴 지문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2007년 안양 환전소 여직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용의자였다. 작년 10월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군 장교 윤씨는 실종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