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고생 끝에...

<p>필고 가입한 지가 거의 7,8년은 된 것 같은데...거의 눈팅만 하다가 요즘 글을 올리게 되네요.</p> <p>필리핀 거주 8년차, 지난 1년을 어떻게 지냈는지 정말 가슴이 먹먹합니다.</p> <p>창피하게도 미혼에 물론 아이도 없죠, 필리핀 여친을 만나기를 포기하고 지냈지만, 현재 여친을 만난 지도</p> <p>어언 1년하고도 4개월이 되었군요.</p> <p>작년 11월부터 4개월여를 필리핀에서 겪을 수 있는 힘든 일은 다 겪고, 모아 놓은 얼마 되지 않은&nbsp; 돈도</p> <p>바닥이 나고, 정말 어제까지 왜 사는지를 모르며 살아왔는데...</p> <p>지난 달 여친은 돈을 벌겠다고 싱가폴로 떠나고, 전공이 컴퓨터이고 그리 머리가 안돌아가는 편이 아니기</p> <p>에,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에 &nbsp;좋은 급여에 취직이 되었지요.</p> <p>물론 필리핀에서야 고액이지만 , 싱가폴 물가에 비하면 낮은 월급이지만, 회사에서 좋은 콘도를 얻어주</p> <p>어 조금은 저축을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같이 가자 우기던 여친을 떠나 보내던 날, 정말 막막하더라구요.</p> <p>어린 친구지만, 이곳에서 저는 돈 없는 외국인이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하니 비참하고 ㅠㅠ</p> <p>콘도 사진을 보고 , 정말 저도 같이 가고 싶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 올랐지만, 남자라는 자존심,</p> <p>한국인이라는 자존심에, 저도 여기서 돈을 벌겠노라고 , 3달만 시간을 달라고 하고 떠나 보냈습니다.</p> <p>정말 3달을 도전해보고 안되면 , 자존심 팽개치고 가려고 했지요.</p> <p>하지만 지난 1년을 수십군데 문의를 하고,&nbsp;나이가 너무 많은 관계로 우선 문의를 했습니다.</p> <p>때로는 무작정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보내보아도, 어쩌다 돌아오는 회신이 나이가 너무 많아서 어렵겠다</p> <p>는 쏘리 레터 ㅠㅠㅠㅠ. 솔직히 자신 없었습니다.</p> <p>메일로 여친에게 걱정말라고, 할 수 있다고 떵떵거렸지만, 정말 속은 타들어나고,</p> <p>밤잠을 못 이룬 날들이 얼마나 많던지 ㅜㅜㅜㅜㅜ</p> <p>솔직히 면접은 1년동안 1번 보았습니다. 면접조차도 응하기 어려운 나이라 당연하지만..</p> <p>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엊그제 면접을 보러 오라는 통화에 마치 합격이나 된 양 설레었답니다.</p> <p>전 면접도 제가 전화해서 면접을 보게 해달라 했던 것이고, 제가 지원서를 제출하고 회사에서 먼저</p> <p>면접을 보라 오라 한 것은 처음이었기에..나이도 제 나이와 말도 안되는 40세까지였기에...</p> <p>어제 면접을 보고서는 회사의 규모와 깔끔함에 정말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더라구요.</p> <p>다행이 결과가 바로 오늘이라고 해서 하루만 애태우면 되겠구나 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p> <p>잠이 올 리가 없죠. 긴 밤을 하얗게 세우고 나니 힘도 없고 자신도 더욱 없어지더라구요.</p> <p>거의 포기 상태로 차후에 어떻게 다시 도전을 해야하나 걱정하고 있던 점심 때 쯤, 그 회사에서 전화가</p> <p>왔습니다. 가슴이 철렁하며, 혹시 안되었다는 위로의 전화가 아닐까 하고 받았습니다.</p> <p>천사의 목소리가 그 여직원의 목소리보다 이쁠까요!!!!!</p> <p>'합격하셧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부터 근무 가능하신지요' 정말 천상의 목소리였습니다.</p> <p>전화를 끊고 잠시 온 공황,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눈물만 글썽이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니 제가</p> <p>취직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였죠.</p> <p>저에겐 정말 꿈같은 일이죠. 지난 1년을 패배의식에 젖어서 위축되어 지냈는데..ㅜㅜㅜ</p> <p>모태신앙으로 기독교를 믿고는 있지만, 교회도 제대로 안나가는 날라리 신자임에도 불구하고,</p> <p>'하느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반복으로 나오더군요.</p> <p>여친과 여친 이모께서 제가 자랑스럽다라는 격려의 문자, 정말 제 자신이 자랑스럽더군요.</p> <p>물론 이제부터가 진짜겠죠. 이 나이 먹은 몸을 써 주신 사장님과 회사를 위해서, 아니 제 자신을 위해서</p> <p>라도 분골쇄신하는 마음으로 일하려 합니다.</p> <p>일 할 수 있는 기간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기에, 미천한 능력이지만, 이 회사에 제 열정과 함께 올인하려</p> <p>합니다.</p> <p>한국 분과 교류가 거의 없던 관계로, 아는 분이 거의 없었지만, 알고 있는 3분 모두 좋은 분이었기에,</p> <p>실제로 경제적 도움도 받고, 정신적 도움도 받은 이 분들이 안 계셨더라면, 오늘이 제가 있을 수 있었을</p> <p>까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옆에서 꿋꿋이 지켜보며 위로와 사랑을 전해 준 여친이 없었다면</p> <p>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p> <p>이곳 필고에서 알게 모르게 좋은 글 달아주시며 응원해 주시던 분들이 안계셧더라면, 지금의 제가</p> <p>있을 수 있을까요!!</p> <p>너무 너무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p> <p>물론 , 이제부터가 시작이죠. 여친과 제가 악착같이 살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돈을 조금은 모을 수 있을</p> <p>것 같습니다. 향후 몇 년후에는 제 여친이 하고 싶어하는 사업을 할 수 있게 하고 많이 도와 주려고 계획</p> <p>하고 있습니다.</p> <p>나이 차가 워낙 많이 나기에 당연히 제가 먼저 이승을 떠나는 것은 당연하기에, 제가 편히 눈감을 수 있</p> <p>도록 여친이 남은 생을 편안히 살게 좋은 사업가로 만들고 가는게 제 삶의 목표입니다.</p> <p>감사합니다. 또 감사합니다.</p> <p>나이 드신 분들!!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도전하세요.</p> <p>본인을 알아주실 사장님과 회사가 분명 있을 겁니다!!!!</p> <p>모든 재필 교민 여러분들이 힘든 필리핀 생활에서 건강하고 건승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p> <p>두서없고 긴 글 읽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nbs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