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치기 소년을 10 미터 정도 끌고다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7년전 일 이었습니다.<br />퀴아포 상가를 가면 길거리 말고 정식으로 형성된 가게 건물들이 응집해 있는<br />상가가 있는데 그 안에 들어가면 에어컨이 시원해서 길거리 상가를 돌아다니다가 <br />더울때면 한번씩 들어가서 한바퀴씩 돌면서 땀을 식히고 나오곤 했던 곳인데..<br /><br />그런 상가중에 핸드폰 케이스부터 시작하여 핸드폰에 관한 각종 악세사리를 <br />판매하는 상가가 있습니다. 그곳도 참 시원하거든요.<br />그땐 마침 딸래미 핸드폰 케이스를 하나 살것도 있고 해서 그 상가에 들어가서<br />이리저리 살피며 딸래미 핸드폰 모델을 보여주며 예쁜 케이스를 찾고 있었는데<br /><br />뭔가 제 반바지 오른쪽 앞주머니로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br />사람들이 많아서 정확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순간 소매치기의 손이 내 바지 주머니로<br />들어왔다는 생각이 번쩍 들더군요.<br />그래서 제 오른손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 소매치기 소년의 팔목을 사정없이<br /><br />꽉 잡았습니다. 제가 손목 힘이 남 다르게 쎄거든요.<br />웬만한 애들은 두손을 모아 양 손목을 제 오른손으로 꽉 움켜쥐면 빠져나가지 못한답니다.<br />그 소매치기 소년 당황하여 제 주머니에서 손을 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br />사람들은 좌우로 왔다갔다. 하지요. 요녀석은 어떡케든 빠져나가려고 이리저리<br /><br />난리를 치는데 저는 그녀석 얼굴은 쳐다보지 않고 그넘의 손목을 쎄게 움켜잡고는<br />계속 앞으로 앞으로 걸었습니다. 제 주변의 사람들이 저를 피하면서 웅성대기 시작했어요.<br />그때 조금 겁이 났던 것은 혹시나 그 소매치기 소년이 왼손으로 칼을 꺼내들고 저를<br />찌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요녀석 혼좀 내줘야 겠다는 생각으로<br /><br />그넘의 손목을 더 쎄게 꽉 움켜쥐고는 질질 끌고 약 10여미터쯤 걸었답니다.<br />이제는 주변 사람들이 그 소년을 손가락질 하면서 따갈로그어로 뭐라 뭐라 말을 하는데<br />제 귀에는 이렇게 들리더군요. 조시키 조거 저사람 주머니에 손 넣고 소매치기 하다가<br />딱 걸려서 지금 혼줄 나고 있다. 아마도 저사람이 경찰한테 데려가는것 같다며<br />오히려 구경꾼들이 더 신나는것 같았습니다.<br /><br />다행히 그 소매치기 소년에게는 제가 우려했었던 칼은 &nbsp;없었구요.<br />저한테서 어떡케든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불쌍하기도 하고 가여워 보이기도<br />했습니다. 얼굴을 정면으로 보아하니 대략 13~14세정도 되어 보였구요.<br />제가 고녀석 손목을 움켜쥔 상태에서 주머니에서 손을 서서히 빼 냈습니다.<br /><br />이제는 더이상 반항을 하지 않더군요.<br />사람들도 애워싸서 쳐다보고 있었구요.<br />다음번에 한번만 더 걸리면 경찰한테 데려 가겠다고 큰소리를 치니까<br />고개를 떨구더라구요. 불쌍하고 해서 가라고 손목을 놔 줬습니다.<br /><br />손목을 놔 주자마자 사람들을 헤치며 도망을 가더군요.<br />주변에 구경꾼들은 저에게 최고라며 엄지 손을 치켜 세우면서 코리아노 라고 하는 사람도<br />있었고 차이니스 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br />저에게는 그런 경험도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