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로컬 골목에 단골 이발소 이웃 사람들.

한달에 한번가는 이발소지만 어느덧 단골이 되어 제가 가기만 하면<br />이발소 주변 이웃들까지 정말 반갑게 맞아줍니다.<br /><br />이발소라고 해봐야 아주 작고 초라하기 이를때 없지요.<br />그런데 제가 한국인 이라는 이유로 저만 이발소에 가면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여듭니다.<br /><br />외국인 이라서 저랑 말이라도 한마디 해보려고 그러는것 같아요.<br />따갈로그어로 뭐라뭐라 했다가 제가 잘 못알아듣는 것처럼 보이면 자기네들끼리<br /><br />또 뭐라뭐라 합니다. 가만히 듣자하니 코리아노 한테는 영어로 말해야 알아듣는다며<br />한 아주마이가 어디론가 가서 영어좀 할줄 아는 젊은 청년을 데리고 옵니다.<br /><br />우린 말이 안통하니 너가 저 코리아노 한테 영어로 말좀 해봐라. &nbsp;뭐 대충 그러는것 같았어요.<br />이 청년 다른 사람들이 추껴세워 놓니까 영어로 저한테 뭔가 말을 하긴 해야 하는데<br /><br />제가 보기에는 이 청년도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br />그청년 입장이 곤란한것 같아서 제가 선수를 쳤답니다. 그 청년을 향해 [아노 빵알란 모?]<br /><br />그러자 앞,옆,뒤쪽에 앉아있던 이웃사람들이 하나같이 오우 빼대나얀 따갈록..<br />그러면서 따갈로그를 할줄 알면서 이제껏 응큼 떨고 있었다는 식으로 쳐다보면서 깔갈댑니다.<br /><br />제가 다니는 이발소 주변 이웃들은 이발소를 중심으로 노점에서 여러가지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br />많습니다. 허가를 내고 장사를 하는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노점상 입니다.<br /><br />염색약부터 중고신발,오뎅장사,아이스크림장사,바나나큐 장사,등등 외 할일이 없어서 집에서<br />노는 실업자들까지 이발소 앞에 나와서 뭔 이야기를 그렇게 해 대는지 &nbsp;이발사는 절대 심심하지<br /><br />않을겁니다. 저한테 부인이 몆명이냐? 필리피나를 소개시켜 줄까?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느냐?<br />직업은 뭐냐? 필리핀 음식은 잘먹냐? 어디에 살고있냐? 등등 참 관심이 많답니다.<br /><br />그런데 이들이 말을 할때 보면 그렇게 정겨울수가 없어요. 무슨 정보를 알아내려고 물어보는게<br />아니라 그냥 &nbsp;한국인이랑 말하는 자체를 즐거워 하는것 같습니다. 코리아 드라마 이야기가<br /><br />나오면 밤새 이야기를 해도 끝날줄 모를정도로 흥에 겨워 &nbsp;이야기를 합니다.<br />오래전 끝난 주몽 사극드라마 부터 시작해서 저는 한번도 못봤던 드라마까지 이야기를 합니다.<br /><br />너무 재미나다고 한참 흥에겨울때에는 자기네들끼리 깔깔대며 그 웃긴 장면을 이야기 하는것<br />같았어요.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뭘 그렇게 먹는지 주섬주섬 잘도 먹습니다.<br /><br />이발소에 가면 &nbsp;이발하고 이야기좀 하다보면 한 2시간 정도 놀다 오게 되는것 같아요.<br />가끔은 제가 같이 이야기 하는 사람들한테 콜라 작은병으로 한병씩 솔때도 있지요.<br /><br />그때는 진짜 좋아합니다. 여기저기서 살라맛뽀 살라맛뽀를 연발하지요.<br />생김새는 좀 험악해 보이고 &nbsp;옷차림새는 &nbsp;허름해 보여도 사람들이 참 착하고 순진하답니다.&nbsp;<br /><br />어릴적 아버지 손을 잡고 동네 이발소에 가면 아버지랑 이웃집 아저씨들 하고 이야기를<br />하고 그러다가 저한테 눈깔사탕 하나를 사줬던 아저씨가 있었는데 요즘 제가 로컬동네<br /><br />이발소에 가면 동네 분위기가 마치 제가 어렸을적에 아버지 손을 잡고 따라다녔던<br />우리동네 이발소랑 비슷한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이발소 경험담 이야기를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