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믿기지가 않네요...


이곳 필리핀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7년이 넘었네요.<br /><br />이제 나이 53세...이미 필리핀 여자와 함께 하다는 것을 포기한 지난 연말..<br /><br />기대없이 심심풀이로 채팅을 하던&nbsp;중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여자 - 필리핀에서 드문 중산층에 꽤나 <br /><br />똑똑한 여자 (올 해 대학 졸업, 나이 22세 )&nbsp;- 를 만나 이제 1년이 다 되어가네요..<br /><br />초반에는 제 자격지심 - 돈도 없고 나이만 많은 - 에 조금만 싸우면 제 쪽에서 헤어지자고 했었는데, <br /><br />그럴 때마다 울며 떠나지 않던 그녀였었는데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되엇습니다.&nbsp;<br /><br />지난 5월 직장을 잃고, 지난 2년동안 회사 다니면 모은 돈이 얼마 안되었기에, 불과 6개월만에&nbsp;<br /><br />통장 잔고는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고, 나이가 있어서인지 직장 구하기는 정말 힘들었고, 그 와중에<br /><br />그녀는 이것 저것 해보겠다고 하던 중 지난 10월부터 작은 희망을 보기 시작했습니다.&nbsp;<br /><br />그녀를 심각하게 생각하면서부터 원래 돈을 물려 줄 생각은 하지 못했기에, 그녀가 무엇을 하겠다 하면<br /><br />사업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br /><br />해서 지난 10월부터 첫째로, <br />&nbsp;<br />양계 - 그녀의 큰 삼촌과 아버지가 bicol에 시작&nbsp;-&nbsp;사업에 조금 병아리를 사서&nbsp;<br /><br />함께 키워줄 것을 부탁했고, - 11/15 또는 11/16 판매 예정.<br /><br />둘째로, 그녀가 온라인 쇼핑몰-&nbsp;전혀 기대하지 못했었는데,&nbsp;시즌 탓<br /><br />인지 기대보다 괜찮은 수입을 올리시 시작 - 을 시작.<br /><br />셋째로 집 근처에서 조그만 식당 (월세 3,500페소)을 계획하여 지난 목요일 (11/13)&nbsp; 오픈 예정.<br /><br />나이먹은 한국남자 입장에서 창피하지만, 정말 그녀 덕분에 살게 되었다 생각했었습니다.<br /><br />물론 계속 구직은 하고 있지만, 나이를 너무 먹고 나니 좋은 학력 ( 연세대 대학원 졸업 )도 아무 의미가<br /><br />없고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오더군요.<br /><br />워낙 어린 그녀가 사업한다는 것이 걱정이었기에, 요즘은 하고 있는 일을 체계적으로 잡으려고<br /><br />양식을 작성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한국에서 젊은 시절 10년간의 사업 경험이 있기에, 물론 <br /><br />IMF 시절에 도산했지만...<br /><br />잘 아시겠지만 시스템없는 사업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고 커질수록 시스템의 가치는 빛을 발하기에,<br /><br />설사 제가 없더라도 혼자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있었습니다.<br /><br />그러던 지난 11월 12일(수) 오전에 비극은 시작되었습니다.<br /><br />식구 (부모님과 두분의 오빠)들이 bicol에서 돌아 오던 중 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두 오빠는 <br /><br />병원에 입원(한 분의 오빠는 중태)하였다는 비보에 접했습니다.<br /><br />저와 그녀가 사는 곳은 라구나 입니다. 먼저 그곳에 간 그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bicol은 오지 말고<br /><br />장례를&nbsp;마닐라에서도 할 거라 해서 저는 그냥 라구나 집에 머물고 있었습니다.<br /><br />bicol 로 출발하기 전 함께 얼마나 울었던지...<br /><br />전파가&nbsp;안&nbsp;좋은 관계로 통화나&nbsp;문자도 하루에 조금씩 하면서 잘 견디기만을 바라고 있었습니다.<br /><br />나이 먹은 분들도 부모를 한순간에 같이 잃어버리면 견디기 힘들텐데 나이 22살 여자가 잘 견딜까<br /><br />걱정스러워 하면서도 제가 가는 것을 만류하기에..<br /><br />결국은&nbsp;간 3일차부터 힘들다는 문자, 심신이 탈진했다는 문자가 오기 시작했었습니다.<br /><br />제가 할 수 있는&nbsp;일이라곤 힘내라는 위로와 격려의 문자 밖에 없었습니다.<br /><br />그러다&nbsp;어제 (일) 오전 너무 힘들고 본인이 정신적으로 이상한 것 같다는 문자를 받고 놀라서<br /><br />답문을 보내고 나니, 얼마 후에 걱정하지 말라고 잘 할거라고 안심을 주는 문자 덕분에 안심 했습니다.<br /><br />충격은 이제부터 입니다.<br /><br />오후 5시쯤에 전화하더니,&nbsp;요즘 통화에서 항상 목소리가 슬프게 들렸는데 , 씩씩한 목소리로 <br /><br />다른&nbsp;사람들이 자기를 안 믿어준다고..<br /><br />황당하여&nbsp;무슨 소린가 되물었더니 오늘&nbsp;엄마를 만나서&nbsp;대화하였는데 다른 사람들이<br /><br />믿지 않는다는 경악스러운 말..제가 어머니는&nbsp;이미 돌아가셨다고 말하니 저도 자기를&nbsp;믿지 않는다고<br /><br />전화를 끊더군요.게다가 제 이름을 물으니 그냥 오빠라고만 ,그녀는 저를 항상 오빠라고 부른답니다,<br /><br />영어 이름, 한국 이름도 다 알고 있는데 그런거 모르고 걍 오빠라고만 합니다.<br /><br />하여 몇 통의 문자를 보냈더니 , 이제는 제가 누군데 자꾸 문자 보내냐고 자기는 나를 모른다고&nbsp;합니다.<br /><br />정말 청천벽력이고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에 몇번의 문자끝에 자기 잔다고 귀찮게 문자보내지&nbsp;말라고<br /><br />합니다.&nbsp;그래서 마지막으로 사업 정리한 것을 문자로 보내주었습니다.<br /><br /><br />이런 그녀를 만나서&nbsp;정말 운&nbsp;좋은 놈이라 생각하고 이제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겠구나 하는 시기에<br /><br />정말 드라마같은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nbsp;<br /><br />아는 한국분도 거의 없고, 정신상태는 거의 공황상태이고 해서 이렇게 필고에 글 올리고 있습니다.<br /><br />아직도 그녀의 물건들이 집에 많은데..<br /><br />그녀의 체취가 아직도 곳곳에 묻어 있는데...<br /><br />얼마 전, 희망이 생겨서 이제 아기도 만들어보자고 이야기 했는데..<br /><br />너무나 아기를 갖고 싶은데,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두려워지기 <br /><br />시작했습니다. 강아지에게도 이렇게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하물며 아기를 낳게 된다면....<br /><br />해서 11개월 동안 아직 관계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br /><br />이제는 그녀가 없다면 살 희망도 살 이유도 없는데...<br /><br />그녀 하나만 보고 살아오고 저를 위해서는 돈도 안쓰면서 살아왔는데...<br /><br />돈이 바닥날 쯤에 희망을 보기 시작했고, 이제 서서히 먼가를 해보려 하는데..<br /><br />너무 불쌍한 어린 그녀를 생각하면, 한없이 눈물만 흐르고...<br /><br />돈이 있다면 자신있게 병원에 데려가 CT촬영이라도 하고 싶은데..<br /><br />지금 할 수 있는 일은&nbsp;정신이 온전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네요..<br /><br />지난 번에 원래 월요일이나 화요일 돌아올 계획이었는데, 하루 이틀 늦어진다고 하더니<br /><br />오늘은 아무 것도 모른다고 하네요..<br /><br />정말&nbsp;너무 답답할 뿐입니다.<br /><br />이런 일이 나이 먹은 나한테나 일어날 것이지, 왜 어리디 어린 그녀에게 생긴 것인지..<br /><br />혹시 이런 경험을 하거나 주위에서 들어 본 적이 있으신 분 계신가요??<br /><br />기억이 돌아올까요!!!!<br /><br /><br />너무 그녀를 사랑하는데...<br /><br />너무 못해줘서, 미안해서, 어떻해서든지 보상해주려 했는데...<br /><br />어떻게 해야하지요...<br /><br /><br /><br /><br /><br /><br /><br />&nbsp;&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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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감히 뭐라고 위로드리지도 못하겠네요. 아직 나이가 젊으니까 금방 회복할겁니다. 사랑으로 기억을 되찾으십시요.

@ shuri 님에게...위로의 글 감사드립니다. 사실 제가 사는 단 하나의 이유가 그녀였었는데...<br /><br />현재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답니다. 간절히 회복하기를 기다릴 뿐이죠..다시 한번, <br /><br />감사드립니다.

여자분의 빠른 회복을 바라겠습니다...

@ 약먹을시간 님에게...감사합니다. 그녀가 벌써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br /><br />마침내 내일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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