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마을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p>제가 늘상 다니던 로컬길...</p> <p>며칠전에도 평소처럼 털털한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걸어가고 있었습니다.</p> <p>그런데 전방 50미터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서 웅성대고 있는거였어요.</p> <p>걸음을 제촉하면서 무슨 일일까? &nbsp;대체 무슨 일이기에 저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걸까..</p> <p>&nbsp;</p> <p>걸음이 빠르기로 소문난 저 였기에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도착을 했습니다.</p> <p>역시 저의 느낌대로 좋지않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p> <p>필리피노 젊은 사람이 죽었답니다. 여기저기서 따갈로그어로 뭐라뭐라 하는데..</p> <p>자고 있는줄 알았는데 몸이 뻣뻣하게 굳어서 죽어 있었다는 말이었습니다.</p> <p>얼굴에 눈물이 범벅이 된 여인네가 아무래도 죽은남자의 부인인것 같았어요.</p> <p>&nbsp;</p> <p>이때까지는 죽은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p> <p>그런데 많은 사람들 사이를 뚫고 하얀색 1톤트럭 탑차가 도착했습니다.</p> <p>차량 뒷쪽 문을 열고 필리피노 4명이 차에서 내리더군요.</p> <p>그리고는 골목안으로 들어갑니다. 웅성거리고 있던 사람들중에서도 골목안으로 따라 들어가는</p> <p>사람이 있었습니다. 저도 웅성대는 사람들 사이에 끼여서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어요.</p> <p>&nbsp;</p> <p>약 5분쯤 지났을까요. 시커먼 장판같은 포장지 같은것으로 죽은사람을 싸서 여러명이</p> <p>들고 골목에서 나옵니다. 죽은지 얼마나 되었는지 시체가 뻣뻣한게 들고 나오는데&nbsp;</p> <p>막대기처럼 뻣뻣하더라구요. 1톤 탑차 뒷문쪽으로 시체를 들은 사람들이 걸어옵니다.</p> <p>시체 머리 부분을 먼저 차량에 올리더니 바닥에 내려놓고는 시체를 밀어서 싣습니다.</p> <p>시커먼 장판지 같은 포장지 사이로 발바닥이 보이더군요. 피끼가 하나도 없이 아주 하얗습니다.</p> <p>&nbsp;</p> <p>눈물에 콧물까지 범벅이 된 여인네가 뒤따라 와서는 차량 운전기사한테 500페소를 줍니다.</p> <p>돈을 받은 운전기사는 같은 일행들한테 또 뭐라 뭐라 말을 합니다. 따갈로그어[따갈따갈]...</p> <p>시체 앞에서 다들 당황해 하는 모습이 &nbsp;역역해 보였습니다.</p> <p>그러고 있는데 지프니 한대가 웅성대고 있는 사람들 앞으로 다가옵니다.</p> <p>아마도 죽은 사람의 해당 가족들이 타고갈 차량인듯 생각되더군요.</p> <p>&nbsp;</p> <p>시체를 실은 탑차가 문을 닫고 출발할 준비를 합니다.</p> <p>그러자 지프니 운전자가 탑차 운전자에게 좀 기다리라고 말을 하네요.</p> <p>유가족이나 같이 갈 사람들이 나올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 같았어요.</p> <p>지프니에 탈 사람들이 한꺼번에 나오는게 아니라 한사람,한사람, 나와서 차에 타더군요.</p> <p>장래를 어떻게 치르려고 탑차에 죽은사람의 시체를 싣고 가는것인지 알수없는 상황이었어요.</p> <p>&nbsp;</p> <p>제 생각으로는 아마도 장래를 죽은사람의 고향이나 시골로 가는 그런 분위기였어요.</p> <p>그렇지 않고서는 바로 동네에 있는 장래식장 차량이 와서 일처리를 했을텐데..</p> <p>탑차를 이용해서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지프니로 이동하는걸 봐서는 분명 다른 장소에서</p> <p>장래를 치르기 위해 이동하는것 같았습니다.</p> <p>이윽고 지프니에 탈 사람들이 다 탔는지 출발을 합니다.</p> <p>&nbsp;</p> <p>지프니에 탄 사람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리며 울면서 침통한 표정이었습니다.</p> <p>시체를 실은 탑차와 그 뒤를 따라가는 지프니 차량이 동네 골목을 빠져나가는 동안</p> <p>동네 사람들은 여전히 모여서서 웅성댑니다. 깜짝 놀랬다는 사람, 무섭다는 사람,</p> <p>거기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황스런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었습니다.</p> <p>나이먹어서 죽은것이 아니고 젊은 사람이 그것도 자고 있는줄 알았는데 죽었다고 하니</p> <p>&nbsp;</p> <p>그 이야기가 온통 화제가 된거죠. &nbsp;모여있던 사람들 사이에 평소 안면이 있었던</p> <p>피노이가 보이길래 아는척을 하면서 도대체 무슨일 이냐고 물었더니 젊은친구가</p> <p>자다가 죽었는데 너무 기가막히다는 식으로 믿어지지가 않는다면서 아마 차를타고</p> <p>가다가 일어날수도 있을것 같다고 말을 하네요. 그만큼 평소에 건강했었다고 강조를 합니다.</p> <p>모여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각자 집으로 들어가고 동네 골목은 평상시 모습을 되찾습니다.</p> <p>&nbsp;</p> <p>저도 가던길을 향해 다시 걸어갑니다. 걸어가면서 조금전 그 상황을 생각해 봅니다.</p> <p>사람이 세상을 산다는것이 참 저렇게 허무하구나. 오늘 살아있다고 내일도 살아있으라는</p> <p>법은 없다. 누구에게나 그런 불행은 예고없이 찾아올수 있기 때문이니까...</p> <p>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걸어가는데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한번 깊히 생각하게 되었어요.</p> <p>건강은 건강할때 지켜야 한다는 진리를 절실히 깨닫는 하루였습니다.&nbsp;</p> <p>&nbs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