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때 헬퍼님들이 케익을 사왔어요.

<p>필리핀에 와서 참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겪어 봤지만 집에서 일하는</p> <p>헬퍼님들이&nbsp;크리스마스때 케익을 사왔던 기억이 납니다.</p> <p>한 5년전쯤으로 기억이 되는데요.</p> <p>&nbsp;</p> <p>크리스마스가 내일인데 오늘 케익을 사왔더라구요.</p> <p>처음엔 크리스마스때 헬퍼님들끼리 먹으려고 사온줄 알았답니다.&nbsp;</p> <p>저녁 무렵에 누군가가 마스터 룸에 와서 노크를 하는거예요.</p> <p>&nbsp;</p> <p>문을 열어보니 집에서 일하는 헬퍼님이 케익을 하나 들고 서서 메리크리스마스 하는거예요.</p> <p>순간 이거 뭐지... 뭐가 어떻게 된거지.. 케익은 내가 사줘야 하는건데.. 정말 놀랐습니다.</p> <p>케익을 내밀고 있는 손이 어찌나 이쁘던지... 빨리 받아야 할 분위기인것 같아서 탱큐 하면서 받았어요.</p> <p>&nbsp;</p> <p>그때 당시 집에 식구들이 많아서 크리스마스때에도 쉬는날 없이 일해야 한다고 미리 말을</p> <p>해 두었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헬퍼님한테 케익까지 받고보니 참 난감하데요.</p> <p>헬퍼님 두명이서 돈을 모아 케익을 사왔다고 합니다. 케익이 너무 작아서 썰하고 맘,만 드시라네요.</p> <p>&nbsp;</p> <p>그럼 우리집 아이들은 어떡하라고... (제가 속으로 그랬지요)</p> <p>뭐 그게 문제가 아니라 세상에 또 이런 헬퍼님들이 어디있을까?? 하는 생각에</p> <p>케익을 받고나서부터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p> <p>&nbsp;</p> <p>크리스마스라고 헬퍼님들한테 케익까지 받았는데 이를 어쩌나...</p> <p>와이프랑 한참을 고민한 끝에 크리스마스날 당일 이라도 하루쯤 집에 갔다오라고 하면서</p> <p>선물이라도 하나씩 사서 보내자고 이야기가 모아졌어요.</p> <p>&nbsp;</p> <p>자 ~ 그럼 선물을 뭘 사서 보내야 할까?? 또 고민합니다.</p> <p>30대 중반의 나이의 헬퍼님과 20대 후반의 헬퍼님인데 둘다 싱글맘이고 아이는 3명, 2명이고</p> <p>오래 고민할 시간도 없었어요. 당장 보내야 할 상황이었으니까요.</p> <p>&nbsp;</p> <p>다행이 두 헬퍼님 사는 집이 멀지는 않았답니다.</p> <p>그래서 큰딸레미한테 아빠랑 엄마랑 잠시 나갔다 올테니 아이들 잘 관리하고 있어라.</p> <p>해 놓고는 차를 &nbsp;끌고 나왔지요. 초저녁이라 아직은 문을 열어놓은 쇼핑몰이 더러 있더라구요.</p> <p>&nbsp;</p> <p>이리저리 돌아보면서 마땅한 선물을 찾아보았지만 눈에 딱 들어오는 것이 없더군요.</p> <p>그러던 중에 와이프가 하는말이 &nbsp;한국식품점으로 가 보자는 말에 그렇게 하자고 해서</p> <p>한국식품점으로 갔지요. 아이들이 3명,2명이라고 하니까 한국과자랑 초코파이 한박스씩</p> <p>&nbsp;</p> <p>하고 해서 잘 포장해서 주기로 하고 식품점 점원에게 작당한 사이즈의 박스 2개랑 초코파이</p> <p>2박스와 한국과자류로 이것저것 섞어서 2개의 박스에 채울만큼 사서 집에 와서 싼타 할아버지</p> <p>그림이 그려져 있는 포장지로 예쁘게 포장을 하고 딸래미가 카드까지 한장씩 써서 포장지 박스에</p> <p>&nbsp;</p> <p>붙이고 봉투에(메리크리스마스) 1,000페소씩 담아서 준비를 해 놓고는 헬퍼님들을 불렀지요.</p> <p>선물을 한박스씩 주면서 1,000페소가 들어있는 봉투도 하나씩 줬더니 얼굴이 환해집니다.</p> <p>그리고 오늘 일과가 모두 끝났으니 지금 집에 가서 크리스마스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p> <p>&nbsp;</p> <p>내일 저녁 7시까지 들어오라고 했더니 &nbsp;마라미 마라믹 살라맛 뽀 를 연발하며 웃는것인지 우는것인지</p> <p>감격을 합니다. 글쎄.. 세상에 집에 갔다오라고 하면서 돈봉투에 선물 한박스씩 줬더니 옷입고</p> <p>메이크업 하고 나오는데 불과 10분도 채 안걸렸어요. (좋아서 어쩔줄 모름)</p> <p>&nbsp;</p> <p>집 대문밖에까지 헬퍼님들과 같이 걸어가면서 잘 갔다오라고 손을 흔들어 주는데</p> <p>왜 그렇게도 마음이 흐뭇하고 기분이 좋던지 헬퍼님들이 저렇게 좋아하고 어쩔줄 몰라하는데</p> <p>며칠전 이번 크리스마스때 집에 갈수없다고 말을 했을때 저 두 헬퍼님들이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p> <p>&nbsp;</p> <p>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뜻하지도 않았던 헬퍼님들의 크리스마스 케익 선물을 받으면서</p> <p>갑작스럽게 선물도 준비하고 특별보너스도 주고 하루 휴가까지 주기까지 짧은 시간속에</p> <p>이런저런 준비를 하는 과정은 정말 행복하고 뿌듯했답니다.</p> <p>&nbsp;</p> <p>역시 사람은 주는만큼 &nbsp;받고 &nbsp;받은만큼 주게 된다는 진리도 깨닫게 되었고 저렇게 착하고</p> <p>마음씨 고운 헬퍼님들이 우리집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행복이었습니다.</p> <p>그때당시 우리집은 최고의 크리스마스를 보냈답니다.</p> <p>&nbsp;</p> <p>덕분에 제가 하루 24시간동안 설거지를 책임져야 했지요.</p> <p>헬퍼님들은 그다음날인 크리스마스날 저녁 7시경에 정확히 휴가를 마치고 돌아왔구요.</p> <p>돌아와서도 썰,맘 덕분에 가족들과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면서 아이들도 엄마,아빠</p> <p>&nbsp;</p> <p>동생들까지도 한국과자를 너무너무 잘먹고 맛이 최고라고 했다며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p> <p>했다네요. 한 헬퍼님은 오면서 판싯을 한바구니 만들어 왔더라구요.</p> <p>썰이랑 맘이랑 아이들이랑 먹으라면서 한국의 잡채 비슷하게 만들어 왔는데...</p> <p>&nbsp;</p> <p>먹어보니 그런대로 맛있더라구요. 아이들도 작은접시에 하나씩 덜어서 줬더니 잘 먹었어요.</p> <p>헬퍼님들의 케익 선물이 만들어 낸 최고의 크리스마스를 아마도 영원히 잊지못할거예요.</p> <p>무엇보다도 크리스마스임에도 불구하고 약속된 시간에 정확히 돌아왔다는 것에 감사했답니다.&nbsp;</p> <p>&nbsp;</p> <p>&nbsp;</p> <p>&nbsp;</p> <p>&nbsp;</p> <p>&nbs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