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병원 행정 - 조심

제가 경험한 황당한 필리핀 병원 얘기입니다. <br />필리핀에서 산지 4년이 넘었지만 이런 황당한 일도 있군요.<br />앙헬레스에서 그래도 가장 크고 좋은 병원은 AUF 대학병원이겠죠?<br />아내가 갑작스런 복통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에 갔습니다. <br />한 일주일간 간헐적으로 복통이 있어왔기에 심상치 않아 큰병원으로 갔습니다. <br />다들 이 대학병원이 비싸기로 유명하다고 해서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생명이 더 중한지라<br />제일 좋다는 병원 응급실로 직행을 했죠.<br />병원에 도착한 날은 금요일 5시쯤 되었습니다. 이미 저희들은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맹장염을 의심했습니다. <br />거의 증상이 비슷해서 맹장일 것으로 추측했고 응급실 간호사나 의사들에게도 누누히 병명이 맹장염일거라고 말을 해두었습니다. <br />그러나 응급실에서 해준 것은 2가지 검사 (피검사와 소변) 뿐이었고 이검사에서도 이상 소견이 보였는데&nbsp;다른 처방없이 소염진통제만 처방을 해주었습니다. <br />여러차례 맹장염인것 같은데 수술 받을 수 있냐고 물었지만 지금은 초음파 촬영을 할 수 없으니 다음날 초음파 촬영을 해야 확진을 할 수 있다는 말만 반복하더라구요..<br />그래서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왔는데 응급실을 떠나면서 여러차례 집에 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어짜피 초음파 진단을 받아야 알 수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집으로 가라고 하더라구요.<br />결국 집에 와서 진통제를 먹고 다음날 초음파 진단을 받으로 갔습니다.<br /><br />근데 문제는 여기서 났습니다. 다음날 응급실 간호사가 내민 서약서 한장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제 아내 이름과 사인이 있더군요. 전 본적도 없고 아파서 응급실에 실려온 아내가 사인한 것도 아닌데 분명히 아내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보았더니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br />'병원의사들이 환자가 병원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와 가족이 이에 반하여 집으로 돌아갔으니 병원은 책임이 없다' 그리고 아내의 이름위에 가짜 사인(이상한 갈김체)을 해둔 것입니다. <br />참 당황스럽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그런 문서를 본적도 없고 사인한 적도 없다하니 오히려 간호사가 큰 소리로 화를 내며 그럴수 없다며 우리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였습니다. <br />정말 화가 나더라구요. 마침 전날 병원 당직자였던 의사 한명이 들어오길래 자초지정을 설명하고 만일 이 문서 작성한 사람 대동해서 사과하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니 일단 침대로 돌아가서 기다리랍니다. <br />잠시후 그 의사가 와서 하는 말이 우리가 사인한 것이 아닌 것은 자신도 안다 그런데 누가 그걸 사인지는 모른다는 다소 황당한 설명만 하고 자신이 찾아 보겠답니다. <br /><br />다행히 아내의 신변에 큰 문제없이 수술을 받고 3일간 입원하였다가 퇴원하였는데 끝까지 아무도 사과하러 오지도 않았고 설명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아무 일이 없었지만 만일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자신들만 책임을 면하기 위해 그 큰 병원에서 가짜 서류까지 만드는 것을 보니 왠지 필리핀이 미덥지가 않네요.<br />혹시 AUF 병원에 가실 일을 있으시면 서류 꼼꼼히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br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