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닉네임은 바기오 베차이 트웬티 킬로 랍니다..

<p> 제목이 좀 우습지요..</p> <p> 언제부턴가 제가 단골로 다니는 야채시장에 필리핀 아지매들이</p> <p> 저를 가리켜 그렇게 부른답니다.</p> <p> 저희집 배추김치를 담글때면 배추를 20~30kg을 사거든요.</p> <p> 그러니까 최소한 20kg은 늘상 샀기에 야채장사 아지매들이 저를 보면 바기오 베차이 트웬티 킬로..</p> <p> 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아지매들이 은근 저를 놓고 경쟁을 합니다.</p> <p> 왜냐하면 그 아지매들은 바기오에서 &nbsp;온 배추를 많이 받아놔 봐야 20~30kg 이거든요.</p> <p> 그러니까 잘하면 저에게 몽땅 팔수 있으니 &nbsp;저하고 가격을 이야기 할때는 주로 귓속말로 속삭인답니다.</p> <p> 하지만 저는 그 골목에 아지매들끼리 싸우거나 사이가 나빠지는걸 원치 않기 때문에 그들이 알고 있을지는</p> <p> 모르지만 그 아지매들의 배추를 번갈아 가며 팔아주고 있습니다.</p> <p> 배추김치 담그는 날은 배추 뿐만이 아니라 무우,양파,대파,마늘,당근,풋고추 등등을 사야하기 때문에</p> <p> 배추를 A라는 아지매한테 샀으면 무우등의 야채는 B,,C 아지매들 한테 팔아준답니다.</p> <p> 아지매들도 그걸 알고 있어요.</p> <p> 자기들끼리 최고로 상태좋은 배추를 가지고 있는 집으로 저를 안내하기도 하지요.</p> <p> 때로는 그 아지매들중에 제가 사놓은 야채 짐을 주차장까지 들어다 주는 아지매도 있어요.</p> <p> 짐을 들어다 준 &nbsp;아지매는 제가 어김없이 콜라 한병을 대접합니다.</p> <p> 꼭 콜라를 사 줘서가 아니라 그게 서로 오고가는 정 이지요.</p> <p> 지난번에 배추김치 담그는 날에도 그 골목에서 배추부터 기타 양념에 들어갈 야채를 몽땅 샀는데</p> <p> 두명의 아지매가 주차장까지 들어다 주었답니다.</p> <p> 코리아노 바기오 베차이 트웬티 킬로 라는 닉네임을 얻은 저는 그 시장에서는 인기가 남못지 않답니다.</p> <p> 그리고 또 한가지 배추 상태가 좋지 않을시에는 절대로 사가지 않는다는 것을 그 아지매들은 알고 있기 때문에</p> <p> 저한테 배추를 팔 때에는 정말 좋은 배추였을때만 작업이 들어옵니다.</p> <p> 결국 저하고 가격을 트라이 하다보면 바기오에서 가져온 가격에서 대략 10~20% 붙인 가격에 팔게 되지요.</p> <p> 필리핀 사람들이 배추 1포기 2포기 사가는 가격과 &nbsp;제가 20~30kg을 사가는 가격은 분명 차이가 있답니다.&nbsp;</p> <p> 이제는 시장에 가면 배추를 사던 안사던 그 아지매들이 장사하는 골목에 반드시 들린답니다.</p> <p> 아지매들과 20~30분 정도 수다를 떨다보면 세상 걱정은 다 사라지고 말아요.</p> <p> 아지매들이 어찌 그렇게도 순진하고 착한지 저에게 야채를 팔때도 제가 암산으로 계산하여 돈을 챙겨줍니다.</p> <p> 그럼 그게 맞나 안맞나 확인 하는데... 한참 걸리지요. &nbsp;</p> <p> 야채를 서너가지 사면 &nbsp; 한 5분,, 10분씩 계산하는 아지매도 있어요.</p> <p> 제가 돈을 주고 다른골목을 한바퀴 돌아왔는데 그때까지 그걸 붙잡고 긴가민가 하고 있을때도 있으니까요.</p> <p> 그러다가 제가 준 돈이 딱 맞으면 참으로 신기하다는듯 저를 쳐다보고 있지요..</p> <p> 아무큰 저는 시장에 가면 참으로 사는 재미가 솔솔합니다.</p> <p> 집사람이 그러더군요. 당신은 백화점 보다는 재래시장을 더 즐기는것 같다고... 그쪽이 체질 이라고....</p> <p> 그러고 보니 그말이 맞는것 같아요...</p> <p> 바기오 베차이 트웬티 킬로..... &nbsp;물러갑니다....</p> <p> &nbsp;</p>